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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짜무싸,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by Songchoen 송천 2026.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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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짜무싸,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다가 얻어걸린 최고의 드라마…울어본다









사람들은 모두 ‘나는 괜찮은 인간이다!’라는 데에 인생 전부를 거는 듯하다.

인격적으로든 외모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어떤 식으로든 ‘괜찮은 인간’이고픈 욕망.
잘나서 증명해 보일 수 없다면, 망가져서라도 특별해져야 한다는 강박.
그러나 그 주장은 늘 좌절되고, 뜻대로 되지 않고.
그런 식으로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그러함에도 자신의 무가치함을 가리려고 요란하게 허우적대는 인간은 왜 또 그렇게 미운지.
그런 인간을 끌어안지 못하면 나를 끌어안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인간에 대한 증오가 멈춰지지 않는다.

여기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못나가 시기와 질투로 미쳐버린 인간이 있다.
그리고 그가 꼴 보기 싫어서 미치겠는 친구들.
어금니 꽉 깨물고 자신의 무가치함을 극복해 나가려고 하는 한 인간과
역시 어금니 꽉 깨물고 그런 그를 끌어안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얘기.




 

황동만 구교환
8인회 멤버, 20년째 영화감독 데뷔 준비 중

대학 영화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 8인회 중에 유일하게 20년간 데뷔 못하고 있는 인간.
그럼에도 8인회 모임에서 제일 많이 떠들고 세상 모든 영화를 제일 신랄하게 까대는.
전쟁도 안 겪어 본 놈이 전우회 모임에 앉아 썰 푸는 격이라는 거 본인도 아는데,
아무 것도 없는 놈이 떠들기라도 해야지 별 수 있나. 그렇게 정신없이 떠들다가,
다들 자신을 견디고 있다는 느낌이 오면 더 말이 많아지고 빨라진다.

그러니까 내가 말이 많은 건 내 탓만은 아니라고! 나를 형편없는 인간 보듯 하는
니들 탓도 있다고! 나보고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는 게
얼마나 힘든데! 가만히 있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전날 있었던 일,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까지 모조리 떠들어야 돼.
그래야 나는 존재하는 것 같고, 살아있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한 여자 앞에서 가만히 있게 된다.
애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그렇게 된다.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된다.
왜? 그녀가 내 말을 귀담아 들으니까.
흐흐흐... 나 정신 차리면 매력 없어지는데, 어쩌지?
‘정신없고 산만한데 아무튼 불행하지 않아.’
이게 내 정체성이자 매력인데. 어쩌지? 자꾸 정신 차려지려고 하네.



변은아 고윤정
영화사 최필름 소속 기획PD

남친이 떠날 때마다, 회사에서 관계가 안 좋을 때마다,
아홉 살 때 방치되었던 그때의 감정으로 훅 돌아가 코피를 흘린다.
두려움에 발이 묶여 숨도 쉴 수 없었던 그 순간으로. 사람들이 떠날 때마다
내게 큰 문제가 있어서 떠난다는 생각. 언제든 버려질 것이란 생각.
아홉 살에 맛본 유기遺棄 공포. 그런데 황동만을 보면서 어쩌면
유기 공포를 극복할 수도 있겠다 싶은 희망을 발견했다.

영화판에 유명한 8인회의 멤버이면서,
그 멤버 중 유일하게 20년째 데뷔 못하고 하릴없이 늙고 있는 남자.
그런데도 뭐나 되는 척 떠벌떠벌 해대서 친구들의 미움을 사고 있는 인물.
저 남자는 확실히 도태됐고 확실히 유기됐다. 그런데 왜 약하지 않지?
어떤 배우가 그랬지. 자기가 가난하게 커서 가난하게 큰 사람은 바로 알아본다고.
아무리 명품을 휘감아도 가난의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다고. “쟤 가난하게 컸다?”
그럼 백퍼 가난했다. 나는 어디서든 나약함의 냄새를 맡는데 도가 터 있다.
나도 약했고, 나를 낳았던 여자도 약했으니까. 항상 도태되고 볼품없는
인간을 경멸하면서, 잘나고 특별한 인간들과 한 몸이 되려고 했던 엄마.
그녀는 약했던 거다.

황동만은 나약함의 모든 조건을 갖췄는데 이상하게 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친구들한테 상처받고 눈물콧물 펑펑 쏟고 또 다음날 히히덕거리면서
나타나는 그를 보면, 아픈 몸이 낫는 것 같다. 이 남자, 약하지 않다!
심지어, 마음 속 천 개의 문이 열려 있다! 사춘기 소년처럼.
이 남자, 된다! 되는 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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