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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泉, 인생글, 바라보기

바라보기, 좋은글, 삼국지 결사, 이문열 삼국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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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의 큰 흐름은 나뉘면 다시 아우러지게 되어 있다던가,

이로써 이웃나라 솥발처럼 나뉘고

꽃답고 빼어난 이들 구름 같이 일어 다투며 치닫던 온해(百年)는 다 했다.

착한 이 모진 이 가릴것 없이 모두 죽고,

힘센 이 여린 이며 고운 이 미운 이 또한 모두 죽어,

이제는 한결 같이 끝모를 때의 흐름 저쪽으로 사라졌다.


부질없을진저, 그들의 빛나는 꿈 큰 뜻 매운 얼을 추켜세움이여,

이미 그 몸이 스러진 뒤에 낯 모르는 사람들 사이를 떠도는 이름이 뜻있다 한 들 그 얼마이겠으랴,

그걸 위해 한 번뿐인 삶을 피로 얼룩지우거나 모진 아픔에 시달리고,

또는 외로움과 고단함 속에 내던진 그들이 저승에서 뉘우치고 있지 않다 뉘 잘라 말할 수 있을 것이랴.


까닭 모를 레라, 그들의 어리석음이며 어두움과 못남을 뒤에 살아 깍아 내리고 꾸짖음도,

누군들 하늘과 땅의 고임받는 아들딸로 태어나,

더러운 이름 아래 죽고 업신여김 속에 되뇌어지기를 바랐으랴,

한 자투리의 땅이나 몇 닢의 돈에 그 뜻을 팔고,

끝을 날카롭게 한 쇠붙이나 무리의 힘에 눌려 남 앞에 무릎꿇을 때 하마 그 마음의 단근질이 없었는지 어찌알랴.


그러하되 헛된 매달림일지라도 없음보다는 있음이 값지게 여겨져야 하고

그게 우리의 좀스러움이 될지라도 가림과 나눔은 뚜렷이 지켜져야 한다.

우리가 있음에 껴있기 때문이요,

아직도 뒤를 이어 이 땅을 살아야 할 우리가 끝없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그 삶은 어둠보다는 밝음에,

굽음보다는 이끌어 져야 함을 우리의 지난 겪음이 일러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주어진 동안만을 모였다 흩어지는 없음으로 보기보다야

비록 있음의 빈 껍질일지라도 길이 남는 이름을 믿는게 한결 든든하지 않겠는가.

이름이라도 기림받는 이름을 가꾸어 삶을 아득한 없음에서 건져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그런 애씀 가운데서 이 살이가 더욱 밝고 따뜻하고 편해지도록

서로를 북돋우고 뒷사람을 부추기는 게 작은 대로 앎을 가진 이의 할 바가 아니겠는가.


무릇 말과 글의 쓰임은 여러 갈래이나,

이로써 이웃나라, 흘러간 때 스러진 삶에 여러 낮 여러 밤을 친 한 작은 구실로 삼으며,

아울러 옛사람의 긴 노래 한 가락으로 그 어지러운 처음과 끝을 얽어본다.



한고조 칼 빼들고 함양으로 드니

불타는 붉은 해 동쪽 바다에 뜨고,

광무제 크게 일어 뒤를 이으니

그 해 하늘 가운데 높이 솟았다.

슬퍼라, 헌제 천하를 물려받음이여,

한의 해 서편 하늘에 짐이로구나

하진이 꾀 없어 나라 어지럽자

양주의 동탁이 조당에 자리 잡네

왕윤이 계책써서 역적의 무리 죽이니

이각과 곽사 다시 창칼을 드는구나.

도적은 사방에서 개미떼처럼 일고

온 세상의 간특한 영웅 매처럼 나래친다.

손견 손책은 강남에서 일어나고,

원소 원술은 파촉에 근거하고,

유표의 군사는 형양에 머무르네
장막 장로는 남정을 움키고

마등 한수는 서량을 지키며,

도겸 장수 공손찬도 각기

웅재 떨쳐 한 땅을 차지했네.

조조는 권세를 오로지해 승상되더니

뛰어난 인재모아 문무로 썼다.

천자를 떨게 하고 제후를 호령하더니

사나운 군사 휘몰아 중원을 휩쓸었다.

누상촌 현덕은 원래가 황손,

관우 장비와 의를 맺어 천자 돕기 원했으나

동서로 뛰어다녀도 근거할 땅 없고

장수 적고 졸개 모자라니 떠돌이 신세였다

남양 땅 세번 찾으니 그 정 얼마나 깊은가.

와룡 선생은 한눈에 천하의 나뉨을 알아보네.

먼저 형주 뺏고 뒤에 서천 차지하니

패업과 임금의 길 거기 촉 땅에 있었다.

안됐구나, 유현덕은 삼 년 만에 죽게되니

백제성에서 어린 자식 당부 그 슬픔 컸으리라.

공명은 여섯 번이나 기산으로 나가,

힘을 다해 천자를 도우려 했으되,

어찌 알았으랴, 받은 목숨 거기서 끝나

긴 별 한밤중에 산그늘로 떨어지네.

강유 홀로 그 기력 높음만 믿고,

아홉 번 중원을 쳤으나 헛되이 애만 썼다.

종회와 등애 군사를 나눠 밀고 드니

한실의 강산, 조씨 것이 되었네.

조비로부터 사대 조환에 이르러

사마씨가 다시 천하를 가로챔에

수선대 앞에는 구름과 안개 일고,

석두성 아래는 물결조차 없었다.

진류왕이며 귀명후 안락공 같은 이들,

그 왕공 벼슬은 그런 뿌리네 나온 싹이네.

어지러운 세상일 끝난 데 알 수 없고

하늘의 뜻 넓고 넓어 벗어날 수 없어라.

천하 솔밭처럼 셋으로 나뉨 이미 한바탕 꿈인데

뒷사람이 슬퍼함을 핑계로 부질없이 떠드네.

 

 

 

 

 

 


 

바라보기, 좋은글, 삼국지 서사, 이문열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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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기, 좋은글, 삼국지 서사, 이문열 #인생글    티끌 자옥한 이 땅 일을 한바탕 긴 봄꿈이라 이를 수 있다면,그 한바탕 꿈을 꾸미고 보태 이야기함 또한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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