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 언어,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