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 언어, ham, 햄
돼지고기의 뒷다리살로 만드는 가공육으로, 보존식품의 일종이다. 영어로 'Ham'은 돼지 뒷다리살을 의미한다. 햄스트링의 단어 어원이 바로 이 햄이다.
돼지 뒷다리살을 통째로 소금에 절인 후 훈연해 겉만을 익힌 후에 통풍이 잘 되는 건조한 곳에 걸어 놓고 적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간 방치해 건조 및 발효시켜 만든다. 보관을 위해 소금에 절인 고기류를 나무를 때는 아궁이 위쪽이나 불 위에 걸어놓아 자연스럽게 훈연 건조된 것이 햄의 기원일 것이다. 나무를 때는 집이라면 연기 지나가는 곳에 절인 것을 그냥 걸어 두고 잊고 있으면 저절로 만들어지니, 어찌 생각하면 가장 간단한 저장 식품일 수도 있다. 유럽권 이외에도 중국, 몽골 등에도 비슷한 저장 식품이 있다. 한국만 해도 가마솥 아궁이에 나무를 때는 전통 시골집 부엌은 수십 년을 그렇게 지낸 지라 천정과 벽 위가 시꺼멓다.
먹으면 몸에 열이 나고 훈제 햄의 경우 보존성도 높은데다 저장성까지 뛰어나기 때문에 육류 문화가 발달한 서양권 국가 같은 경우에는 주요 저장식으로 널리 사랑받았다. 때로 김치와 비유할 수 있는데, 김치가 식물성이면 이쪽은 동물성이다.
현재는 어깨살 등 다른 부위도 사용하나 주로 햄이라 하면 뒷다리살만을 사용해 만든 요리를 의미한다. 뒷다리라는 부위 특성상 뼈가 있는 것(bone in ham)이 보통이지만 뼈를 발라 가공한 것(boneless ham)도 있다.
이탈리아의 프로슈토, 스페인의 하몬, 포르투갈의 프레준투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는, 훈연과정을 거치지 않는 순수한 생햄이다. 프로슈토는 이탈리아어로 햄이고 하몬은 스페인어로 햄이다. 여기에서 가리키는 프로슈토는 비훈연 생햄, 특히 수출용으로 생산되는 프로슈토 디 파르마. 하몬은 하몬 이베리코를 가리킨다. 또한 헝가리의 살라미도 유명한데 원래 원조는 이탈리아지만 헝가리에서 살라미 제조 기술을 전수받아 헝가리 특유의 살라미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햄은 아시아에도 있는데 중국 남부 지방의 훠투이(火腿)가 유명하다.
훈연 과정을 거치는 정통 햄으로 가장 유명한 국가는 다름 아닌 독일이다.[1] 이는 독일 요리 문서에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아래의 프레스햄을 햄이라 부르고 본 문서의 전통적인 햄은 수제햄 또는 생햄이라고 부른다. 수제햄 중에서도 생햄은 원래 방법대로 만들면 절인 생고기 상태에 가까운 물건이라 날로 먹기 어렵다. 때문에 과거 선물세트에나 들어가던 수제햄은 보존 기간이 길어지고 먹기 편하도록 훈연 온도를 올리거나 훈연 후 증기로 익혀서 살균하는 과정을 많이 거쳤다. 2016년 이후 이베리코 돼지고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훈제 수제햄 외로도 프로슈토, 하몬 등 비가열 햄들도 늘어났다.
한국인들 대부분이 서양의 육가공품을 설명할 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햄'에 대한 호칭이다. 서양에서 햄(Ham. 영어) = 하몬(Jamón. 스페인어) = 장봉(Jambon. 프랑스어) = 프로슈토(Prosciutto. 이탈리아어) = 싱켄(Schinken. 독일어)은 반드시 돼지 뒷다리로 만든 염장 가공육을 뜻한다. 뒷다리가 아닌 다른 부위로 만든 가공육은 대개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그러나 육가공품을 6.25 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물자 등으로 접해서, 저급 통조림 제품 등으로 먼저 접한 한국에서는 햄이 각종 소시지와 이런 저런 고기를 갈아서 만든 스팸 등의 육가공품 전반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가 아닌 쇠고기를 갈아서 만든 파스트라미나 콘비프도 당연히 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햄의 뜻에 이미 돼지라는 뜻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도시 가정에서 직접 만들기는 많이 곤란한 음식이다. 고기 선별-염지(절이기)-훈연-숙성이라는 간단한 단계를 거치지만, 큼지막한 고깃덩어리를 소금에 속까지 절이려면 도구 없이는 최소 일 주일에서 몇 달까지 걸리며, 도구가 있어도 김치 담그기 전에 배추와 무를 절이는 작업과 마찬가지로 하루 종일 걸린다. 다만 김치 절이듯 소금을 뿌려 절이는게 아니라, 진한 소금물에 설탕, 향신료를 배합하여 브라인(Brine)을 만들어 이것에 그냥 담가놓거나, 햄용 주사기로 푹푹 찔러서 주입해준 뒤, 주입이 끝난 햄을 또 브라인에 담가 한나절 둬야 한다. 전통방식대로 만들면 몇 년씩 걸어 놓고 먹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훈연 또한 전용 도구(Smoker)가 필요하며, 연기와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관리실과 이웃에 알리지 않고 아파트 베란다 같은 데서 시도하다간 소방차가 출동하는 꼴을 보게 될 수도 있다.[2] 훈연 조리 (바비큐)동호회원들은 이웃과 관리소에 먼저 전화로 양해를 구하고, 다 된 구운 햄과 고기로 입을 막는다. 효과는 만점. 아파트 관리실에 연락해서 옥상 키를 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한국이나 해외나 공짜 반찬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야매로 가정에서 빠른 시간에 만들 때는 간을 세게 하여 일주일 정도 절인 후에 흐르는 찬물에 하루쯤 담가 겉면의 과도한 소금기를 빼 낸 후 최소 반 나절에서 하루를 훈연하는 방법을 쓴다. 다만 이러느니 주사기를 구매해서 브라인을 집어넣는 게 훨씬 빠르고 맛이 골고루 퍼진다. 이렇게 속성으로 하여도 최소 7-8일이 걸리는 슬로우 푸드이다. 시중의 생햄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실제로 장인급이 만든 햄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위의 주사기와 브라인을 사용한 제조 공정을 안다면 실제로 바가지가 맞다. 당장 미국에선 좋은 햄도 근에 5천원이면 사고도 남는다. 공급이 적기 때문에[3] 가격이 비싼 것. 다만 프로슈토 디 파르마나 하몬 이베리코 같은 고급품은 만원 주고 100그램도 못 산다. 대신 이들 생햄은 훈연하지 않는 대신 보존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싹 말리기 때문에 무게 대비 맛이 괜찮은 편이다. 한국에서도 롯데햄 등 대기업에서 수제햄 시장에 들어오면서 대형마트 기준 본레스햄[4] 300g짜리를 5천원에서 6천원대에 살 수 있게 되긴 했다.
본래 1970년-1980년대에는 백화점 선물코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 이런 생햄이었다. 80년대 이후 그런 생햄을 보급형으로 만들고, 또 프레스햄이 널리 퍼지기 전까지는 햄 자체가 서민가정과 거리가 멀었고 그냥 정육점에서 신선한 돼지고기를 사먹는 게 같은 값에 양도 많고 영양도 나았다. 햄 자체가 보존식으로 나온 것이란 점을 생각하면 입맛이 그쪽으로 간 것은 아이러니. 지금은 농협 목우촌햄 1kg짜리가 농협매장 돼지 삼겹살 1kg보다 싸지만 그땐 반대였다.
햄의 독특한 맛과 향은 염지할 때 소금과 섞는 향신료와 훈연 목재의 향에서 나오는데, 좋은 맛이 나오게 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염지와 수세를 잘 하고, 알맞은 훈연 목재로 장시간 연기를 쐬고 숙성하여 만든 수제 햄은 시판 제품과 비교하기 어려운 향과 맛이 있다.
베이컨 역시 돼지 뱃살(삼겹살 부위)로 만든 햄의 일종인데, 가열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아질산나트륨 등의 방부 발색제를 넣지 않고는 시판용으로 만들기 어렵다. 외국산 냉동 베이컨 중에는 방부제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것이 있다.
해외에서 구입한 햄은 육포나 소시지와 같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국내로 개인이 반입하는 것이 절대 금지되니 주의를 요한다. 샀으면 출국 전까지 다 먹거나 버려야 한다.#
돼지의 다릿살로 만들면 햄, 돼지의 내장으로 만들면 소시지이다. 또한 고기 함량과 성분에도 차이가 있는데 햄같은 경우는 앞다리, 뒷다리 부위를 덩어리째 소금에 절이기 때문에 식감이 탄력있고 풍미가 강한 반면, 소시지는 여러가지 잡육을 갈아넣어서 맛의 순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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